팩모아 캠페인으로 묶인 4개 학교가 준비하는
성북구 종이팩 재활용 조례 제정 촉구 운동

팩모아 캠페인이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개운초등학교와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시작된 팩모아 캠페인은 성북혁신교육지구 동교동락 사업 유형 중 하나로 포함되며 성북구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1년에는 정릉초등학교와 숭곡중학교가 결합해 총 3개 학교에서 팩모아 캠페인을 진행했고, 2022년에는 안암초등학교가 합류해 총 4개 학교에서 팩모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은 캠페인을 진행하며 생긴 고민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4개 학교의 공통된 고민은 ‘다음’에 관한 것이다. 학교, 가정, 마을에서 모은 종이팩이 쓰레기가 아닌 자원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팩모아 캠페인이 진행되지 않을 때에도 종이팩 수거와 재활용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



부림제지를 만나다


종이팩 수거 이후의 모델에 관한 고민은 작년부터 계속됐다. 가정과 마을에서 수거한 종이팩이 재활용이 되게 하려면 종이팩을 수거하거나 재활용하는 업체에 직접 보내야 하는데 업체를 알아보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어찌저찌 부림제지에서 트럭이 와서 종이팩을 실어 갔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다. 팩모아 캠페인을 통해 수거는 잘 이뤄지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를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다. 부림제지와 간담회를 한 것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종이팩을 보낼 수 있는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주민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만큼 교육청이나 구청이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종이팩 수거 및 재활용 방침이 조례로 제정되면 거기에 맞게 행정이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혼자하는 운동 말고 함께하는 운동


2021년에 학교 근처에 있는 공터에서 성북구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과 함께하는 팩모아 캠페인'을 두 차례 진행했다. 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서 캠페인을 홍보하니 효과가 어마어마했다. 캠페인 당일에는 공터에 테이블을 가져다 놓고 종이팩을 수거했다. 한쪽에 재활용 휴지를 전시해 두고, 종이팩을 가져온 분들에게 나눠드렸다. 학부모들과 함께 만든 설문 문항으로 스티커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을에서 팩모아 캠페인을 하면서 제일 알리고 싶었던 건 종이팩 재활용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이었다. 성북구는 별도로 종이팩 선별을 진행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자체에 종이팩을 선별하라고 함께 요청해줄까 싶어서 포스터를 만들어 봤다. 포스터에는 다른 구처럼 성북구도 선별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스티커 설문조사로 모은 주민 의견 중 득표수가 높은 세 가지를 추려 성북구청장과 구의원들에게 종이팩 수거 및 재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①종이팩 전용 배출함을 설치하고 ②종이팩 수거/보상 제도를 도입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배출할 수 있게 하고 ③종이팩 수거 및 재활용을 전담하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달라고 촉구했다. 촉구 목표 인원의 50%를 달성하면 구청과 구의회를 찾아가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촉구하기 활동은 시민 누구나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온라인 플랫폼 빠띠 캠페인즈 (campaigns.kr)를 활용했다. 빠띠 캠페인즈에서는 서명하기, 특정 대상에게 촉구하고 응답받기, 실천하고 참여하는 인증샷 모으기 등을 할 수 있다. 촉구하기는 촉구할 대상의 정보만 있으면 정책을 제안하고 입법을 촉구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플랫폼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초등학생도 쉽게 글을 쓰고, 촉구하기에 동참할 수 있다. 구청장 정보를 찾는 게 어려웠을 뿐 구의원 정보는 구의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어 수집하기 편했다. 성북구의 구의원과 구청장에게 “성북구에서 나오는 종이팩을 제대로 재활용해달라”고 촉구한 뒤 일부 답변이 왔다. 구청장과 세 명의 구의원이 답을 주었다. 전체 구의원 수에 비해 적은 수이고 답변 내용도 구체적이진 않지만 계속 목소리를 내면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이전에는 개운초등학교가 하는 일에 가정과 마을의 동참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팩모아 캠페인을 진행하는 4개 학교가 함께 성북구 종이팩 수거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 제정을 요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공동의 운동으로 가져가기 위해 학생 자치회에 제안해서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작년 팩모아 캠페인이 전체 학급의 활동으로 확대된 것처럼 올해는 정책 촉구 활동도 여러 학교와 학생들의 캠페인으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다. 4개 학교가 공동으로 움직인다는 건, 한 번 모이기도 쉽지 않고 학교마다의 방식이 달라 맞춰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만큼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의 촉구가 일반적인 행정의 답변을 얻는 것에 그쳤다면 올해 4개 학교가 공동으로 촉구하는 내용에는 종이팩 재활용에 대한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담은 만큼 정책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